Aug 6, 2024
Chapter 1.
나의 멘토, 친언니 덕분에
의대에 합격할 수 있었어요
오늘의 설탭 장학생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김한결 선생님이에요. ‘의대생’이라고 하면 어릴 때부터 늘 수월하게 공부를 잘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한결 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한결 쌤도 압도적인 차이를 경험하기도, 자신의 환경을 탓하기도, 시험에서 완전히 미끄러지기도 했거든요.
고등학교 1학년, 처음으로 수학과 과학에서 정말 큰 차이를 느꼈어요. 3학년 과정까지 선행을 세 번이나 마친 친구, 과학 네 과목을 모두 마스터하고 생기부를 준비하는 친구를 보며 내가 따라잡을 수 없는 차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해도 암산이 빠른 친구를 이기지 못할 것 같았죠. 17살의 김한결은 바꿀 수 없는 과거를 되짚어 후회하고 한탄할 뿐이었어요. 그렇게 좌절하고 방황하다가 첫 시험에서 미끄러지고 말았어요.
그러나 이대로 절망하고 공부를 포기할 순 없었어요. 한결 쌤은 의사가 되고자 하는 꿈과 목표가 있었거든요. 그때 대학생인 친언니가 해준 말이 한결 쌤의 공부 인생을 바꿔놓았어요.
‘멋진 재능을 탐낼 시간에 미련하게 공부해라’.
그때부터 한결 쌤은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많은 시간을 노력했어요. 암산이 되지 않으면 일일이 공책에 적어 가며 계산했고, 암기가 되지 않으면 점심시간에 식판 옆에 노트를 두고 밥 한 번, 글 한 번 보기를 반복했죠. 조금이라도 궁금한 게 생기면 포스트잇에 적어 놓고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을 찾아가 질문했어요.

친구들과 선생님이 저에게 미련하게 공부한다고 한 적도 있어요. 그런 말을 듣고 멘탈도 많이 흔들렸고 ‘내 길은 공부가 아닌가?’ 의심도 했어요. 그럴 때마다 언니에게 조언을 구했고, 늘 대답은 같았어요. ‘너의 선택을 옳은 선택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오직 너뿐이다’라고요. 저는 제 선택이 옳은 선택이 되도록 해야 했어요.
한결 쌤은 공부법에 있어서도 이미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자기만의 방법을 만들어 간 언니에게 많은 도움들을 받았어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실수노트’인데요. 이 실수노트는 시험에서 자신이 한 실수를 되돌아 보며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정리하는 노트예요.
계속 실수를 하는 이유는 ‘이 문제는 실수로 틀렸으니까 다음부턴 같은 실수는 안 할 거야’라는 생각으로 그냥 넘기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오답 노트는 쓰지만 실수에 대한 정리는 따로 안 하는 경우가 많죠.
저는 수학에서 실수를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요. 모두 다 같은 실수로 보일 수 있지만 어떤 건 문제를 잘못 읽은 실수, 어떤 건 개념을 잘못 파악하고 생긴 실수 등 패턴들이 있어요. 그 패턴을 분석해서 노트에 카테고리를 나눠 정리하고, 이걸 계속 보고 읽다 보니까 문제를 보면 자주 하던 실수가 생각이 나서 나중엔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게 되었어요.

한결 쌤이 입시 공부하며 작성한 실수 노트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한결 쌤은 언니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대요. 언니 덕분에 생명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또 잘하는 언니로부터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죠. 의지가 떨어질 때면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다정하게 언니가 이끌어준 덕분에 그 힘든 입시 과정을 버틸 수 있었어요.
그렇게 언니의 조언과 도움을 무기로 치열하게 노력하고 끊임없이 준비하고 대비한 결과, 한결 쌤은 마침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당당히 합격하고 의대생이 되었습니다!

Chapter 2.
친언니 같은 멘토가
되어 주고 싶어 시작한 설탭
한결 쌤은 ‘불안하고 방황할 때 나를 믿어주는 ‘언니’라는 동반자가 있었기에 그 길을 걸어올 수 있었다’고 해요. 대학생이 되어 설탭의 문을 두드린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죠. 자신도 방황했었기 때문에 현재 같은 고민을 하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이끌어줄 자신이 있었대요.
대학교 1, 2학년 때까지는 초등학생, 중학생 멘토링이나 과외를 했어요. 물론 그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저의 공부 스킬이나 멘탈 관리적인 부분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겠더라고요. 제가 입시생 때 겪었던 어려움이나 노하우를 잊어버리기 전에 다른 학생들에게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때 마침 설탭 선생님 활동을 하고 있던 언니와도 이야기 나눠보면서 설탭 과외를 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한결 쌤(오른쪽)과 언니(왼쪽), 두 사람 모두 설탭 선생님으로 활동 중이에요!
또 한결 쌤은 언니에게 ‘설탭’ 서비스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듣고 더욱 확고한 마음을 다질 수 있었어요. 학원 접근성이 안 좋은 지역의 학생,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 열심히 공부하지만 방법을 모르는 학생, 지금 이 시기를 잡아줘야 성적에 시너지가 나게 될 학생 등 설탭이 정말 간절한 기회이고 중요한 학생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더라는 거죠.
언니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제가 지금까지 멘토링 하며 만났던 학생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설탭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야말로 제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가 필요한 친구들일 것 같았죠. 그래서 내가 먼저 학생들을 찾으러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설탭을 시작했어요.”

Chapter 3.
맞춤형 수업을 했더니
학생이 질문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설탭. 하지만 언니 같은 멘토, 좋은 선생님이 된다는 건 한결 쌤에게 어려운 일이었대요. 학생들 저마다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학습법을 지도하는 게 마음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거든요. 현재 수업 중인 A학생이 그랬어요.
저는 활발했지만, A학생은 늘 조용했어요. 제가 설명하는 말에 별다른 질문이 없었죠. 그래서 학생이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학생의 숙제 상태는 수업과 상통하지 않았어요.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숙제가 완료되지 않으니 조급했죠. 제가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이 수업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한결 쌤은 그 학생에게서 부친상 소식을 전해 들었어요.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죠. 그때 한결 쌤은 스스로를 돌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학생을 판단했던 과거의 자신이 떠올랐대요.
그전까지 한결 쌤에겐 ‘내가 잘하는 것’, 그리고 ‘좋은 지식을 가지고 이렇게 잘 설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우선이었어요. 학생의 상황과 성향을 생각하지 않은 채로 말이죠.
하지만 그 일로 학생을 먼저 생각하고 그에 맞는 수업과 조언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학생은 충분히 공부할 의지가 있고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있을 텐데, 그걸 파악해 가는 건 자기 일이었다고 생각했대요.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자신은 어떤 마음이었는지 떠올리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죠.
큰일을 겪은 학생에게 제가 어떤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때 A학생이 먼저 ‘이제 수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해 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그리고 이제 내가 당황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학생의 손을 잡고 전진할 때라고 생각했죠. 제가 언니에게 들었던 조언을 총동원하기로 마음을 먹고 학생의 현 상태에 더욱 집중하여 매 수업 전에 복습 상태를 확인했어요.”

이후 한결 쌤은 자신의 공부 방식들을 오롯이 전수하며 조급함 대신 시간을 갖고 더 꼼꼼히 수업하기 시작했어요. 문제를 푸는 과정에 대해 학생 스스로 말해 보도록 지도하고, 실수 노트도 만들자고 제안했죠.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시험 성적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공부한 걸 자기만의 언어로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나 자신에게 수업해 보는 식으로 말하면서 공부하는 게 정말 효과적이에요. 선생님이 설명해 줄 때 그냥 이해만 하고 넘어가면 시험장에 가서 그 사고 과정이 막힐 수 있거든요. 하지만 말하면서 공부하면 그 과정에 더 집중하게 되어서 머릿속에 남고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있어요.”
이런 한결 쌤만의 공부 방법들을 전수해 주니 A학생에게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어요. 소극적이던 학생이 수업 시간에 질문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수업 중 발화량이 거의 50대 50일 정도로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대요.
처음엔 어려운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 요즘엔 먼저 질문하더라고요. ‘질문’이라는 게 자기가 뭘 모르는지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거든요. 스스로 파악하고, 답을 찾고, 성취하면서 변화하는 모습들이 학습을 이어가는 데 큰 장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Chapter 4.
환자에게 의사가 필요하듯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한결 쌤은 설탭을 통해 앞으로 의사라는 진로에 있어 필요한 역량들도 배워 나가고 있어요. 의대에서는 특히 ‘공감하는 능력’을 중요시하는데요. 공감 능력이라는 것이 다소 추상적이긴 하지만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공감하는 것은 꽤 복합적이고 구체적인 일이에요.
환자들 중엔 섣불리 질문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요. 의사가 환자의 질문을 귀찮아하지는 않을까, 그래서 환자 자신 또는 환자인 내 가족을 악감정으로 봐주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하죠. 저도 간병을 해본 적이 있고, 가족 중 아픈 분들을 봐서 잘 알아요. 질문하지 못하는 설탭 학생들을 만나면서 ‘나중에 의사가 되면 환자분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굳이 말씀해 주지 않아도 내가 먼저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한결 쌤이 수업들은 의예과 강의 자료 중
비슷한 질병을 가진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그리고 비슷한 고민과 문제를 가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한결 쌤은 어쩌면 환자와 학생의 입장이 같을지 모른다고 했어요.
의사는 비슷한 질병을 가진 수많은 환자를 보잖아요. 의사에겐 그저 50번째 100번째 환자일 수 있지만, 환자에겐 자기 인생의 첫 이벤트일 거예요. 의사가 되기 위해선 그런 환자의 불안과 입장을 이해하고 해결하면서 간극을 좁혀가는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겠더라고요. 마찬가지로 설탭을 하면서 학생 저마다의 고민 유형을 먼저 파악하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어요.
제가 언니에게 도움을 받아 입시를 해낸 것처럼, 저도 학생들의 상황과 마음을 알아주는 언니 그리고 선생님이 되어주고 싶어요. 힘든 시간을 함께 헤쳐 나가며 불안이 아닌 잠재력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동반자가 되어줄게요.”

마지막으로 다시 인터뷰 초반에서 나온 이야기를 꺼내 볼게요.
‘너의 선택을 옳은 선택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오직 너뿐이다’ 한결 쌤 언니의 충고였죠.
덕분에 한결 쌤은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고 최선을 다해 공부하여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학창 시절 언니에게 받은 소중한 자산들을 설탭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대물림해주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과거나 환경을 탓하기 보단 열심히 노력하여 좋은 결과를 내고, 결국 모든 것을 옳은 선택으로 만든 한결 쌤. 망망대해 입시 파도 속에서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오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어요. 한결 쌤과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일어날 서사들이 기대되는 이유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한결 쌤이 훌륭한 의사, 좋은 선생님, 그리고 멘토가 되어 주시길 설탭이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소중한 이야기 나눠주신 한결 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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