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7, 2024
안녕하세요. 설탭 브랜딩팀입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입시생 학부모님들께 찐 도움이 되는 조언을 선물로 드리려고 합니다.
어쩌면 학업으로 힘들어하는 자녀에게 가장 힘이 되면서도 짐이 되는 건 부모님 일지 모릅니다. 부모님의 말 한마디에 행복과 시련을 오고 가는 우리 학생들에게 짐이 되는 말 대신 힘이 되는 말을 해주는 건 어떨까요? 누구보다 치열하게 입시 생활을 보내고 대학생이 된 현웅 쌤이 그간의 경험들과 깨우침을 토대로 설탭에 공유해 주신 인사이트를 여러분께 공개합니다.
자녀의 심리상태와 성적, 진로 때문에 걱정인 부모님이라면 학생과 대화하기 전 이 이야기를 정독해 주세요. 분명 생각지도 못한 긍정적인 결론을 가져올 수 있을 테니까요. 자녀에게 힘이 되는 말 한마디로 말이죠!
자녀에게 힘이 되는 말하기, 짐이 되는 말하기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현웅 멘토입니다. 수능을 앞둔 자녀가 지친 모습이 보이면 많이 걱정되고, 안쓰러우시죠? 하지만 애정 어린 마음에 말을 걸었다가도 짜증과 싸움으로 대화가 끝나는 경험이 분명히 있으실 것 같은데요. ‘엄마 아빠 마음도 몰라주는’ 자녀에게 서운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힘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평범한 고3 아들이었던 저도, 부모님과의 대화가 날카롭게 끝나고 나면 마음 한편이 무겁고 공부에 집중도 안 되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부모님께 “이렇게 말해주세요”라고 부탁드리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내용이 ‘너무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수험생 자녀를 진심으로 응원하신다면 서운함과 당혹감은 이 글에 모두 묻어두기로 약속해 주세요.
칼럼을 통해 대화에서 마주할 감정들을 미리 갈무리한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디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는 너그러움만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분명 대화에서 느껴지는 그 넓은 마음만으로도 자녀에게는 큰 힘이 될 테니까요. 그럼, 칼럼을 통해 자녀들은 어떤 대화를 바라는지 알아보실까요?
공부하라는 잔소리, 정말 자녀를 위한 말일까요?
이 글을 읽고 계신 학부모님, 잠시 멈춰서 수험생 자녀에게 말을 거는 상황을 떠올려 주셨으면 합니다. “고3인데 공부 안 할 거야?”, “수험생인데 공부해야지”라는 보채는 말은 아니었나요? 죄송하지만 이렇게 대화를 시작하면 좋은 대화가 나올 수 없습니다. 사실 학부모님은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말을 건넨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고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말을 걸고 있기 때문입니다.
돌려서 말한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속으로는 공부한다는 답변을 듣길 원하면서 “요즘은 잘하고 있니”라고 묻는다거나, “너 고3 맞아?”, “다른 애들은 ~ 한다더라”처럼 비꼬거나 비교하는 말도 같은 말입니다. 오히려 더 나쁜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수험 생활을 겪고 있는 자녀들은 정말 불안합니다. 그리고 각자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또래 상담 활동을 하면서, 그리고 과외 선생님으로서 수많은 고민을 듣게 되었는데요.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은 ‘노력한 만큼 성적을 받을 수 있을까’를 걱정하고요. 맘 편히 노는 것 같은 학생들도 ‘저 이대로 지내도 될까요’라고 물어봅니다. 진로를 찾지 못한 친구들은 ‘요즘 내 인생을 어영부영 남들 따라 사는 것 같아’라는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자녀에게 “고3이니까”, “수험생이니까”라며 무심히 건넨 말은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사실은 ‘다른 부모들처럼 아이를 더 관리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부모님의 불안을 해소하려는 건 아닐까요? 지금도 충분히 힘든 자녀들에겐 “내가 알아서 할게”, “알지도 못하면서”라는 모진 말로 부모님의 불안을 밀어내는 게 최선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분명한 건 학부모님의 불안에 맞춰 대화를 시작하면 자녀와 마음의 벽이 생기고, 점점 대화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학부모님, 지금의 대화로는 자녀를 공부시킬 수 없습니다. 공부는 원래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수능은 재능이 넘치는 친구들도 힘들고 귀찮은 과정을 견뎌야만 하도록 설계된 시험입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어’라는 동기 없이는 유명 강사도, 비싼 문제집도 무용지물인 이유입니다.
자녀들은 ‘신경을 많이 못 써서’, ‘더 투자해 주지 못해서’ 공부를 안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 공부할 이유를 찾지 못해서 시작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죄책감 가지실 필요도, 불안함을 표현할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길을 헤매지 않도록 힌트를 주고, 기다려주는 부모님이 되어주셔야 합니다. 그렇게 이유를 찾은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할 방법을 찾고, 부모님께 도움을 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설령 너무 늦어서 1년이 더 걸리더라도 분명 ‘분명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할 겁니다.
‘힘, 필, 먹’ 수험생 마음의 문을 여는 마법의 3 문장
그러면 어떻게 자녀에게 힌트를 줘야 할까요? 어떤 말을 해야 부모님의 불안이 아닌 자녀의 고민을 해결하는 대화가 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제가 수험생의 마음을 여는 3가지 문장을 준비해 봤습니다. 처음엔 서로 어색할지 모르지만 ‘공부’, ‘수능’ 이런 단어들은 뒤로 밀어 두고 다음 3 문장으로 대화를 시작해 보세요.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분명 대화가 자녀의 길을 밝히는 달빛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첫째, “요새 힘든 일은 없어?
이 질문은 처음부터 답이 올 것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오랜 기간 꾸준히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에게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제라도 잡을 수 있는 안전줄 같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수능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당연히 하루하루가 힘듭니다. 수능이 아니더라도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늘 불안할 겁니다. 그런 자녀에게 언제나 도움을 구해도 된다고 신호를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자녀가 말을 꺼낼 때, “말해줘서 고맙다”라고 “같이 해결 방법을 찾아보자”라고 말해주세요. 공부하라는 말보다 훨씬 공부에 도움이 되는 대화일 겁니다.
둘째, “요즘 필요한 건 없니?”
어느 것이든 다 들어주는 부모님이 되시라고 이 질문을 넣어둔 것은 아닙니다. 분명 공부하는 과정에서, 또는 진로를 찾는 과정에서 필요한 무엇일 겁니다. 그런데 보통 학부모님들은 “이게 필요하지 않아?”라고 자녀에게 제안하곤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학습의 이유부터 방법까지 수험생 자신의 결심과 숙고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힘든 중간 과정을 견딜 힘이 생기고, 성과가 나올 테니까요. 우선은 무엇이 필요한지 물어보세요. 그리고 자녀가 방법을 찾기 정말 힘들어할 때, 슬쩍 제안해도 늦지 않습니다.
셋째, “먹고 싶은 건 없어?”
이 질문은 2가지 의미가 있는데요. 바로 질문 자체가 위로이기도 하지만, 자연스럽게 대화의 기회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보통 학부모님들이 대화의 적절한 타이밍을 모르시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어느 때는 겨울바람처럼 차갑게 굴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애교 많고 여린 모습을 보이기도 하거든요. 사실 기준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화의 타이밍을 자녀가 제안하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있을 때이지만요. 그래서 없다는 질문이 나온다고 계속 강요하기보단 스스로 먹고 싶은 음식을 말하는 순간까지 기다려주세요. 그날은 음식을 핑계로 아주 조금 살갑게 대화할 수 있을 겁니다.
나가며 : ‘잘했어’와 ‘수고했어’
‘수고했어’라는 말의 중요성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라는 말 많이들 들어보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말의 진짜 의미가 ‘미래에 대한 긍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결과를 칭찬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네가 고생하는 과정을 내가 봐왔기에 이번 결과도, 다음 결과도 잘될 거라고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반대로 이번엔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노력했다는 사실을 내가 알고 있기 때문에 다음엔 분명 잘될 거라고 믿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분명 그 믿음이 자녀를 더욱 힘 나게 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감기에 걸리면 대신 아팠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녀보다 더 자녀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지내오셨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수능을 준비하는 자녀를 바라보는 것이 어떻게 불안하지 않고, 걱정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지금은 자녀를 믿어주고, 묵묵히 응원을 건네는 대화를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부모가 믿어줄 때, 자녀는 분명 후회가 되지 않을 1년을 보낼 수 있을 테니까요. 설탭 선생님으로서 저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힘든 수험생활이 나중에 돌아볼 때, 자녀와 “우리 서로 힘내서 견뎠었지”라고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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