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탭 리브랜딩 특집] 1편. 배경

Dec 6, 2023

안녕하세요. 설탭입니다.

설탭은 2023년 10월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마쳤습니다. CI 부터 설탭의 프로덕트, 브랜드 구조도, 업무 툴, 명함 등 가시적인 결과물로써의 개선은 물론 앞으로 설탭이 추구해야 할 방향과 가치관, 메시지를 정하고 이를 토대로 전사적인 싱크 과정과 각 부서 간 협업이 심도 있게 이루어졌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디자인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 설탭은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전례없던 리브랜딩을 진행했습니다. 설탭이 이를 통해 이루고자 했던 목표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설탭만의 정체성을 갖고 이를 토대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한 고민과 복잡한 과정이 있었는지 여러분께 꼭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저희 설탭만의 이야기가 아닌 설탭과 함께 성장하는 여러분을 위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모두 n편에 걸쳐 리브랜딩의 배경과 과정, 그리고 결과 등을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설탭의 철학을 정의하기 위한 과정 스케치

설탭이 리브랜딩을 꼭 해야만 했던 이유

설탭의 리브랜딩 필요성이 대두되었던 이유는 크게 타 브랜드와의 차별성 그리고 사업영역의 확장,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초기 설탭은 비대면 과외 서비스적 특성으로 고객에게 어필을 했습니다. 이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였고 2019년 6월 설탭 론칭 이후 지금까지 누적 매출 800억 원 돌파, 연평균 성장률 230%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출시 초기엔 기존의 전통적인 사교육 브랜드처럼 기능적 우위만 제안했을 뿐 차별적인 가치를 제안한 적은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점차 시장에는 비슷한 서비스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설탭만이 가지고 있던 뾰족한 서비스 방식 등의 장점도 점차 그 칼날이 무뎌지는 듯했습니다.

명확한 브랜드 철학이나 방향성이 없으니 이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 보이스를 내거나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어요. 회사는 성장하고 있지만 차별점 없어 한 자리에 머물러 있었죠. 마치 전쟁에 나갈 준비는 되었지만, 무기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어요.

또한 설탭은 사업 영역 확장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바로 교육의 필수 3요소인 ‘수업+콘텐츠+관리’를 모두 설탭으로 가능하게 하는 거였죠. 설탭 과외 수업뿐만 아니라 교재(콘텐츠)와 관리 영역까지 확장된 부분을 포괄할 수 있는 비전과 미션이 필요했어요. 더 큰 도약을 위해 리브랜딩은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 판단되었습니다.

이 시점에 우리는 설탭의 현재 상황을 들여다보기 위해 약 1만 9천 명(브랜드 경험 설문 1,440명, 세일즈 조사 17,5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고 다양한 논문과 전문가들의 견해, 교육 도서, 트렌드 리포트 등을 토대로 현재 교육 시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여기서 유의미한 힌트를 몇 가지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리브랜딩을 위한 논의가 한창인 설탭 브랜딩팀

설탭 고객 설문조사와 현 교육 시장에 대한 분석

설탭 고객 조사에서 얻은 힌트

✔️ 첫 번째는 설문조사 진행 결과, 학생들이 설탭을 사용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선생님과의 첫 만남
선생님으로부터 공부 이외에 감정적 케어를 받은 경험

을 꼽는다는 것이었어요. 성적으로 우선적인 평가를 받는 게 익숙한 요즘 학생들이지만 ‘공부 성적을 올린 경험’보다 ‘선생님과의 관계’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정량적으로 검증할 수 있었어요.

✔️ 두 번째 힌트는 설탭 이용에 있어서 학부모님보다 학생이 먼저 ‘설탭으로 과외 수업을 받겠다’고 의사결정을 한 경우가 전체 중 70%를 차지했다는 점이었어요. 학생들이 먼저 부모님께 설탭을 추천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던 거죠.

✔️ 세 번째는 세일즈 과정에서의 분석 결과였는데요.

설탭에 관심이 있는 70% 이상의 학생이 이미 수많은 실패를 통한 패배적 태도의 학생이었어요.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는 학부모들의 솔루션 문의도 압도적이었습니다.

✔️ 마지막 힌트는 고객들이 설탭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서울대 과외 선생님’이라는 것이었어요. 이 강력한 인상이 우리의 방향성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는 이 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설탭 선생님과 만나고, 함께 공부하는 경험이 미치는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공부 방식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설탭만의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이 물음표에 대한 답이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고 나니 우리가 해야할 일이 점점 더 명확해지기 시작했어요.

현재 교육 시장에 대한 분석에서 얻은 힌트

✔️ 줄어드는 학령인구와 늘어나는 교육시장

인구 감소와 동시에 학령 인구는 줄어들고, 핵가족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지만 입시 교육시장은 오히려 커지고 있어요. 이는 한 자녀에게 더 큰 비용을 소비할 의향이 있다는 의미이죠.

✔️ 공포마케팅과 장원급제 스토리

전통적인 사교육 입시 브랜드들의 결과 지향적이면서 불안감 조장을 바탕으로 한 공포마케팅이 성행 중이었어요. 대부분은 소위 ‘장원급제’ 스토리에 집중되어 있었죠. 이런 식으로 점철된 교육 방식은 실질적인 사교육의 효용성과 별개로 사회적 양극화의 주요소로도 작용하고 있었어요.

✔️ 사회적 문제로 반영되는 결과 지향적 교육

2번과 같은 결과 지향적 교육으로 인한 부작용이 사회 전반에 범죄, 차별 등 문제로 나타나는 중이에요.

✔️ 올바른 교육에 대한 관심도 증가

올바른 육아, 자녀 양육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면서 각종 관련 콘텐츠(ex. 금쪽같은 내 새끼)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증가하고 더불어 정신의학적, 과학적 접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요.

위 분석은 지금 학령 인구 세대에는 특히 올바른 교육과 학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자료들을 두고 열띤 토론을 하던 어느 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우리가 진행한 설문조사와 분석 내용에 대한 방향성이 설탭 CEO 제스가 2016년 (주)오누이 창업 시절부터 쭉 강조해 온 부분과 꼭 맞닿아 있다는 거였죠.

바로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학업 스트레스를 주는 게 아닌 실질적인 도움을 주자’는 것! 이러한 인사이트를 얻고 나니 더욱 리브랜딩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어요. 우리는 이 방향성을 더욱 뾰족하게 다듬기 위해 설탭의 뿌리인 <오누이>부터 뜯어보기로 했습니다.

설탭의 시초, 오누이 파헤치기

설탭의 시초는 2016년 학습 질의응답 서비스로 시작한 <오누이>였어요. 고등학생 유저들이 학습에 대한 질문을 이 오누이 앱을 통해 업로드하면 그 풀이 과정과 정답을 대학생 선생님들이 알려주는 식의 서비스였어요.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오누이> 앱

당시 <오누이>의 취지는 이러했다고 해요.

그 구수한 이름에서 전해지듯이 이전 세대가 형제나 자매에게 공부를 배운 것처럼 우리도 학생들의 오누이 같은 존재가 되자!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옆에서 학습을 도와주는 도우미가 되자!

어쩐지 좀 올드해 보인다고요? 하지만 여기엔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누이>가 첫 삽을 뜬 이유도 공부에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였다고 해요. 어쩌면 다소 클래식한 교육 이상향으로 들릴지 몰라도 사교육임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이 채우지 못하는 교육의 본질적인 부분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다른 사교육 브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포마케팅이나 장원급제 스토리를 내세우지도 않았어요. 우리는 그들과 완전히 포지션이 다르다는 전제를 품고 있었습니다.

<오누이>에 숨은 깊은 뜻을 알고 나니 우리의 방향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정체성이 더욱 명확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은 이번 리브랜딩 과정에서 사명인 <오누이>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하지만 2021년 <오누이>에서 설탭으로 피봇을 할 때도 **‘언니와 오빠에게 공부를 배운다’**는 서비스의 핵심과 의미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설탭이 앞으로도 계속 대학생 선생님과 공부하려는 이유 또한 이와 같았기 때문에 우리 서비스의 본질인 언니, 오빠 즉 ‘오누이’를 유지하기로 했어요.

그리하여 핵심은 남기고 바꿀 것은 과감하게 바꾸기로 했습니다.

설탭의 새로운 비전으로 ‘HT와 DT를 통한 No.1 개인 맞춤형 학습 플랫폼 구축’이 정해짐

뾰족해진 우리의 방향성

2019년부터 최근 리브랜딩 전까지 설탭은 ‘공부를 즐겁게’라는 모토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하면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표가 있었어요. ‘과연 공부가 즐거울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그 비전과 미션이 다소 이상적이고 모순적이기 때문에 그 명제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구성원도 있었죠.

그래서 우리는 비전과 미션 역시 ‘즐겁다’는 개념을 입시의 본질적 정의를 고려하면서 우리의 방향성에 맞게 개선해 보기로 했어요. 처음 오누이 앱으로 시작했을 때부터 추구했던 교육의 본질적 목표와 제스의 창업 이유를 생각하면서 말이죠. 감정적 케어에 대한 필요성,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패배적 태도, 결과 지향적 교육의 문제 등 앞서 진행한 사용자 조사 결과와 여러 사회적 문제에 대한 솔루션도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어요.

결론은 휴먼터치(HT), 즉 선생님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개인 맞춤형 교육으로 잠재력을 실현하는 것이었어요. 여기서 우리가 말하는 ‘잠재력’이란 ‘내가 발견하는 나의 가능성’입니다. 이것은 결국 ‘자신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인 자기효능감을 말하죠. 설탭은 학생들이 스스로 그 잠재력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리브랜딩 방향성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어요.

설탭 리브랜딩 AS-IS TO-BE

우리가 주고 싶은 것은? 점수 + 자기효능감

공부가 언제나 즐거울 수는 없어도 학생들이 공부하는 동안 몰입의 기쁨과 크고 작은 성취를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고요.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내 마음을 알아주고 잘할 수 있다고 믿어주는 언니, 오빠 같은 선생님이 있다면? 이들과 1대 1로 상호작용하며 공부한다면? 학생들은 자기효능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뇌가 발달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온 힘을 다해 공부해 본 경험은 ‘나도 열심히 할 수 있구나’라는 자기효능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것이 우리가 서비스를 통해 학생들에게 주고 싶은 핵심 경험입니다.

학창 시절 공부를 통해 자기효능감을 경험하게 되면, 자기 능력에 대한 높은 자신감으로 인해 다른 영역에도 긍정적인 연쇄작용이 일어납니다. 공부 이외에 도전적인 상황에 더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노력하는 자세로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입시, 대입에서는 성장 경험만 있을 뿐 실패는 없다고 믿어요.

요즘 사회는 ‘공부를 못하면 낙오자’라는 프레임이 만연하고, 대학이 인생 전체를 결정할 것만 같은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어요. 설탭은 리브랜딩을 통해 ‘공부를 잘해야하는 이유는 학벌이나 돈이 아니라 세상에는 더 중요한 가치들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해요.

그리고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하는 것의 본질을 파악하고, 우리의 역할과 제공할 수 있는 핵심 경험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며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어요. 그리고 학생들이 ‘내 마음까지 알아주는 SKY 선생님’과 1대 1로 공부하며 자기효능감을 쌓아갈 수 있도록 모든 방향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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