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un 30, 2024
설탭에서는 2024학년도 1학기를 기점으로 장학금 제도를 시작했어요.
[설탭 장학금]은 설탭 학생과 선생님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학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기획되었는데요. 이를 통해 설탭의 수익을 설탭 학생과 선생님에게 조금이나마 환원하고, 설탭이 이루고자 하는 미션과 비전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자 합니다.
이번 설탭 장학금은 지난 4월 22일부터 5월 7일까지 약 2주간 모집이 진행되었습니다. 지원 자격은 설탭을 최소 3개월 이상 이용(활동)한 학생 또는 선생님. 지원 방식은 자신의 고유한 잠재력을 탐험하고 있는 이야기를 사연으로 작성하여 설탭 장학금 채널에 접수하는 것이었어요.
총지원 인원은 200여 명, 정말 높은 잠재력 보유자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보내주셨는데요. 설탭 학생에서 설탭 선생님이 된 이야기, 큰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원하는 목표를 이룬 이야기, 설탭으로 원하던 꿈의 대학에 들어간 이야기 등 생각지도 못한 웃음과 감동의 사연의 향연이 이어졌습니다.
수많은 지원자 가운데 최종적으로 선발된 사람은 모두 20명. 이분들은 모두 자신의 성장 이야기를 솔직하게 정성껏 작성해 주셨고, 또 그 사연을 인터뷰를 통해 다른 친구들에게 공유하는 것에 흔쾌히 허락해 주셨어요.
그리하여 설탭은 24학년도 1학기 설탭 장학생 20명을 모시고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성공과 실패, 웃음과 슬픔, 좌절과 기쁨이 교차하는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었어요. 자신의 숨은 잠재력과 멋진 학업 여정을 이뤄가는 설탭 장학생들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Chapter 1.
작가가 되고 싶었던 문과생이
이과로 전향한 이유는?
오늘 소개할 윤빈 쌤과의 인터뷰는 문과, 이과 중 고민하는 학생에게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고2 때 문과에서 이과로 전향해 연세대 공대까지 합격하게 된 반전 스토리 때문이죠.
사실 윤빈 쌤은 중학교 때만 해도 ‘나는 작가가 될 거야’라고 선언을 할 정도로 문과 계열에 재능과 관심이 컸어요. 글쓰기와 읽기를 좋아했거든요. 고등학교는 외고 진학을 희망했을 정도였어요. 그럼에도 돌이켜보면 항상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짙은 편이었대요. 일상생활에서 찾을 수 있는 과학적 요소에 흥미를 느끼곤 했죠. 과학 시간에 관성을 배우고 나서는 버스에 탈 때마다 ‘아, 이래서 관성이 생기는 거구나’를 생각하면서요.

외고에 대한 로망이 있었지만 막상 현실적으로 들여다보니 외고는 그동안 생각해 온 이상적인 모습과 달랐기에 윤빈 쌤은 일반고에 가기로 결심했어요. 그렇게 들어간 학교가 과학중점고등학교였죠. 덕분에 고1 때만 해도 문과생이었지만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을 모두 배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 윤빈 쌤은 그중 어렵기로 소문난 물리에서 유독 흥미를 느꼈죠.
화학이나 생명과학은 눈에 안 보이는 것을 배우는 것 같았다면 물리는 주변에서 봐왔던 것들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어요. 특히 ‘과학’ 하면 생각나는 실체와 움직임을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물리는 더 잘하고 싶었고 깊이 있게 배워보고 싶었어요.
통합사회보다 점수가 더 잘 나오는 것 역시 통합과학이었어요. 그동안 ‘나는 문과생’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막상 계열을 정해야 할 시점이 되니 현실적으로 더 잘 맞고 성적도 잘 나오는 건 과학이었던 거예요. 사회 과목에서도 수학적 사고가 필요한 ‘경제’를 좋아하는 윤빈 쌤을 보면서 학교 선생님들도 ‘너는 이과가 맞다’고 하셨죠. 그렇게 작가가 되고 싶었던 문과생은 고등학교 2학년을 앞두고 돌연 이과로 방향을 바꾸게 되었어요.

Chapter 2.
대치동 현강으로도 해결 못 한 물리를
설탭 쌤이 완벽히 알려주셨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위기는 금방 찾아왔어요. 대부분의 친구들과 달리 수학과 과학 선행을 하지 않았던 터라 물리는 윤빈 쌤에게 이해가 안 되는 것 투성이였죠. ‘도대체 이 문제는 나에게 뭘 요구하는 걸까? 뭘 모르기 때문에 이 문제가 안 풀리는 걸까?’하는 고민이 점점 늘어났어요.
물리는 크게 역학과 비역학으로 나눌 수 있어요. 역학은 수학적으로 어려워서 오히려 문제를 정말 많이 풀다보면 공식화가 되면서 유형이 파악되는데요. 반면 비역학은 개념적으로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조금만 변형된 문제가 나와도 완전히 다른 문제가 되어 버리니까 그게 참 어렵더라고요. 교과서로만 이해하긴 힘들어서 유명하다는 대치동 학원에 현강도 신청했었죠.
비역학 수강을 위해 대치동 유명 학원 현장강의까지 등록한 윤빈 쌤은 필요한 도움을 제대로 받았을까요?
답은 ‘아니오’였어요. 불과 하루 만에 그 수업을 그만뒀거든요. 이유는 수업 방식 때문이었어요. 학원 선생님 한 명이 100여 명의 학생 앞에서 수많은 문제를 빠르게 풀면서 진도를 나가는 것에 집중하는 학원의 수업 방식은 자신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새로운 문제를 받았을 때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특히 윤빈 쌤의 목표였던 비역학을 해결하기 위해선 더욱 개념적으로 깊게 파고들고 다양한 풀이 방식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이 필요했어요.

윤빈쌤이 썼던 물리노트
보다 소규모의 수업에서 원하는 문제를 쉽게 질의응답 할 수 있는 수업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윤빈 쌤은 그 대안으로 설탭을 찾고 물리 과외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때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 재학 중이던 설탭 선생님은 물리로는 거의 도가 튼 분 같았대요. 학교, 학원 선생님과 설탭 선생님의 확실한 차별점에 대해 윤빈 쌤은 이렇게 말해요.
물리 수업 경험도 많으시고 실제 대학에서 공부 중인 분이라 가르치는 게 정말 탁월하다고 느껴졌어요. 제가 문제 푸는 과정을 살짝만 보고도 어떤 부분이 약한지 한 번에 캐치하셨죠. 정답을 맞힌 문제라도 풀이 과정을 보시고는 다른 방식과 다양한 해석법을 알려주셨어요. 초반에는 틀리는 것도 많고, 풀이 시간도 오래 걸렸는데 쌤과 문제집 한 권을 돌고 나니까 그 이후론 오히려 더 어려운 문제집이었는데도 진도를 더 빨리 나갔던 기억이 나요.

그동안 학교나 학원에선 시험 문제나 수능 문제를 위한 스킬 위주로 가르쳐 줬는데, 설탭 쌤은 어려운 문제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 직관적으로 설명해 주셨대요. 이를테면 ‘파동’에 대해서는 그림을 세 가지 케이스를 그려놓고 ‘여기 거리가 짧아지면 어떻게 변할까, 좁아지면 어떻게 변할까’라며 직관적으로 보여주셔서 그 뒤로는 해당 주제의 문제를 풀 때 그 그림을 떠올리면서 쉽게 풀 수 있었죠. 설탭 선생님은 당시 윤빈 쌤이 물리 실력을 올리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칭찬도 아끼지 않으셨어요.

설탭 물리 쌤이 그려주신 그림으로 어려운 부분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때는 정말 너무 어려우니까 물리를 계속해도 되나 하는 두려움이 있었어요. 지금이라도 빨리 더 쉬운 과목으로 바꿔야 하나 고민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쌤께서 제게 ‘진짜 잘하고 있다, 다른 학생들 중에 진도가 가장 빠르고 정답률도 좋다’라면서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덕분에 자신감도 많이 얻고 이해도도 확 늘어서 확고하게 물리로 결정할 수 있었어요.

Chapter 3.
설탭 3개월 만에 물리경시대회 대상!
여세를 몰아 연대 공대 입학까지
수업이 진행될수록 윤빈 쌤의 물리 진도는 쭉쭉 나가고, 실력은 쑥쑥 늘기 시작했어요. 설탭 이전엔 내신 3등급이었던 물리가 1등급까지 올랐고요. 문과에서 이과로 방향 전환을 하고, 물리 1등급까지 올리며 이과생으로서 면모를 확실히 드러냈죠.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설탭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교내에서 열린 물리경시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거예요!

물리경시대회 대상 영광의 상장!
제가 다닌 학교는 과학 중점 고등학교라 매년 과학 경시대회를 열어요. 이과 학생들은 대부분 참여하는 분위기라 저도 자연스럽게 참가했죠. 물리·화학·생물·지학 네 과목 문제를 풀고 제출하는 식이었는데 그때 저는 물리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머지는 한 번씩 쭉 읽고 다 풀어놓고, 물리에 시간을 더 투자했어요. 그동안 설탭 쌤과 공부한 것도 있고, 꾸준히 준비를 해와서인지 어렵지 않다고 느껴졌죠. 당시에 화학이나 생명과학 부문의 대상을 받은 친구들이 전교 1등, 2등 친구들이었는데요. 저는 전교권은 아니었지만 그들과 같은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사실에 ‘아, 내가 이만큼 성장했구나’ 느낄 수 있었어요.

그때가 윤빈 쌤이 설탭 과외를 3개월 한 직후였어요. 그 3개월 만에 물리 학습 진도는 모두 나갔고 비역학도 그 개념을 한 번 깨우치고 나니 실수도 눈에 띄게 줄었어요. 선생님도 ‘더 이상 가르칠 게 없다’고 하셨대요. 그 말씀에 자신감을 얻어 경시대회 참가도 하고 대상도 받을 수 있었던 거죠.
이후로 윤빈 쌤은 과학 공부에 본격 재미를 느껴 각종 대외 활동과 생기부 준비도 과학 관련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했어요. 탐구 보고서를 쓸 때는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며 특수 상대성에 대해 연구하고, <이미테이션 게임>에 나오는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의 일대기를 영어로 발표하는 등 관심 있는 전공 분야와 접목한 활동을 준비했죠.
내신 준비와 경시대회입상, 관련 학문에 대한 연구 등 긴 시간 차곡차곡 내공을 갈고닦아 완성한 결과는? 연세대학교 IT융합공학과 합격!

연세대 아카라카를 즐기는 윤빈쌤
사실 상향 지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희망했던 전공과 연계한 활동을 꾸준히 했고 그걸 생기부에 잘 담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대학에 와서 각 과목을 배우다 보니 고등학교 때 준비했던 그 활동들이 대부분 저희 과에서 다루는 내용들이더라고요. 학창 시절 내내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했고, 그 활동을 전공과 연결 지은 게 결정적이었어요.
공대에 입학한 뒤에도 윤빈 쌤은 종종 ‘내 인생에 물리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하는 생각을 한대요. 공대에서 물리는 기본인 데다가, 관련이 없는 전공일지라도 물리를 다루지 못하면 결국 한계에 닿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물리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입학한 친구들은 1학년 1학기 끝나고 휴학을 한 다음 재정비 후에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어요. 그에 비해 저는 설탭 쌤에게 배운 탄탄한 기본기와 문제를 대하는 방식, 그리고 자신감 덕분에 엄청나게 어려운 물리도 꿋꿋이 이겨낼 수 있었어요.
Chapter 4.
수포자, 과포자에게 희망이 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물리를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학생이던 윤빈 쌤은 어느덧 연대 공대 3학년이 되어 지금 ‘물리의 꽃’! 양자역학 기반의 양자컴퓨터 연구실에서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동시에 설탭 선생님으로서 3명의 학생에게 수학과 물리를 가르치고 있죠. 윤빈 쌤에게 선생님으로서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어요. 답변은 ‘한때 문과생이었고 남들보다 늦게 이과 과목을 시작했기에 수학, 과학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마음을 잘 안다’였어요. 그 강점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수업 노하우를 키우고 있고요.

지난해 설탭 럭키펜 이벤트에 참여하고 설탭 학생과 주고받은 메시지
저와 수업하는 학생들 중엔 문과인 친구들이 대부분이에요. 수학이나 과학을 몹시 어려워하죠. 그럴 땐 일상생활의 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해 줘요. 반도체 내용이 나올 땐 폴드형 스마트폰을 개발한 저희 학교 교수님의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들려주니 굉장히 흥미로워하더라고요. 또 제가 설탭 쌤에게 배운 공부 방식도 알려주고 있어요. 저는 오답 노트 쓰는 걸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보통 제가 틀렸던 걸 학생들도 많이 틀리니까 이 노트를 옆에 두고 기억을 상기하면서 풀이법을 전수해 줘요.
또 윤빈 쌤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해설지에 있는 방식보다 좀 돌아가더라도 여러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보라고 조언한대요.
저는 문제집 한 권을 두세 번씩 풀곤 했어요. 문제를 깊이 있게 풀어보며 노하우가 쌓이다 보니 답지에서 알려주는 정석적인 풀이보다는 다양한 방식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죠. 종종 좋은 문제들은 뽑아두고 한 개 문제당 몇 가지의 다양한 풀이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그럼 학생들은 자신과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저와의 수업만으로 빠르게 찾을 수 있어요. 1~2시간 고생하면서 문제를 헤맬 필요 없이요!

윤빈쌤의 물리 오답노트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질문. 윤빈 쌤이 생각하는 수학과 과학 공부의 매력은 뭘까요? 일단 윤빈 쌤은 수학, 과학은 재능의 영역이 ‘아니다’라고 말해요. 오히려 국어나 영어 같은 경우엔 문제를 많이 풀어본다고 해도 때마다 화자의 감정을 이해해야 하고 관점의 차이가 있어서 애초에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분야라고 했죠. 반면 수학이나 과학은 늘 명확한 답을 제시해 준다면서요.
저도 선행학습을 많이 한 편이 아니었어요. 겨울방학이 되어서야 다음 학년 범위를 겨우 공부할 수 있는 정도였죠. 대신 방학 동안 수많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학기 중 학교 교재는 네다섯 번씩 풀어봐서 문제를 만나면 답이 바로 나올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확실히 성적이 답을 해줬고요. 아무리 선행을 한 친구들이라도 잠시 공부를 멈추면 감이 떨어지는데, 그런 친구들을 넘어설 수 있는 것도 수학과 과학이라고 생각해요. 재능이 아닌 노력의 영역이니까요. 이것이 바로 이과 과목의 매력 아닐까요?

인터뷰 말미에서 윤빈 쌤은 ‘학생들에게 수/과학에 숨은 재미를 찾아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어요. 물리 때문에 좌절하던 시절 우연히 만난 설탭으로 인생의 방향이 바뀐 것처럼 누군가의 학업 여정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말과 함께요. 좋은 선생님께 올바르게 배우며 성장한 덕분에 분명 윤빈 쌤은 지금 수학과 과학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좋은 멘토이자 선생님이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던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여 문과생에서 공학도가 된 윤빈 쌤의 이야기가 지금 진로와 전공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용기와 희망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공유해주신 윤빈 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설탭학생에서 선생님이 된 사람들 조윤빈 선생님 영상 보러가기(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