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26, 2024
여러분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현웅 멘토입니다. 어느새 대부분의 학교에서 중간고사가 성큼 다가왔을 텐데요. 시험 기간이 되면 풀어야 할
문제집도 많고, 학교 선생님 필기도 정리하느라 시간이 없죠? 그런데 “암기”까지 하라니! 이번 시험에는 꼭 열심히 해보려던 마음도 자연스레 사라질 것 같은데요.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을 위해서 내신 대비를 위한 암기비법 3가지를 가져왔습니다! 실제로 제가 쓰고 있는, 그리고 많은 공부 인플루언서들이 추천하는 방법인 만큼 여러분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키워드와 함께 이해하기 쉽도록 예시도 함께 적어뒀으니 꼭 여러분의 시험공부에 적용해 보기 바라요!
암기비법 하나, 이해하기
‘암기’와 ‘이해’는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하지만 외워서 잊지 않는 ‘암기’와 깨달아서 알게 되는 ‘이해’는 사실 늘 함께 해야 하는데요. 우리가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외울 수 있는 분량은 한정되어 있어요! 그런데 교과서에 나온 모든 내용을 암기하려고 하면 당연히 다 못 외울 뿐만 아니라, 제대로 외우지 못하겠죠?
그래서 본격적으로 암기하기 전에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서 암기할 분량을 줄여야 합니다. 그럼 어떤 과목에서 특히 ‘이해’가 필요한지 살펴볼까요?
첫째로, 한국사와 같이 “암기할 내용 사이에 원인과 결과 관계가 있을 때”입니다. 근현대사를 공부하다 보면 사건과 연도를 외우려고 애쓰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요. 시험에서는 사건들이 주어지고 순서를 배열하라는 문제가 자주 출제됩니다. 그럼 잠시 글을 멈추고 다음 사건들을 배열해 볼까요?
아관파천 / 러일전쟁 / 운요호 사건 / 을미사변 / 강화도 조약
분명 단어들은 익숙한데, 전혀 감을 못 잡겠다면 사건을 이해하기보다 연도만 외웠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숫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시험 보기 전에 벼락치기로 외웠던 교과서 내용은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졌겠죠. 물론, 외우는 당시에도 암기할 분량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을 거고요. 하지만, 사건을 이해한 친구들은 다릅니다. 아마도 다음과 같이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선에게 무역을 요구하면서 ‘운요호 사건’이라는 무력시위를 펼친 일본은, 운요호를 공격했다는 이유로 근대 최초의 불평등 조약인 ‘강화도 조약’을 맺으라고 협박하였다. 한편, 러시아를 통해 일본을 견제하려던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 이후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으로 도망쳤고(아관파천) 조선의 주도권을 두고 러시아와 일본이 맞붙는 ‘러일전쟁’이 일어났다.
역사를 이해하려는 친구들이라면 위의 사건들을 ‘조선을 두고 경쟁하는 열강들’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운요호 사건’과 ‘을미사변’이 각각 ‘강화도 조약’과 ‘아관파천’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이해했을 것이고, 조선을 두고 경쟁하는 러시아와 일본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두 국가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는 결과도 외우지 않고 예상할 수 있을 거예요. 이와 같이 원인과 결과, 배경을 먼저 이해하고 공부할 때, 더 쉽게 암기 문제를 풀 수 있고 더 오래 내용을 기억할 수 있게 됩니다.
둘째로, 수학이나 경제와 같이 “글로 적혀 있는 내용이 그래프나 그림으로 그려질 수 있을 때”입니다. ‘근의 공식’이나 ‘수요와 공급의 법칙’과 같이 글로 적어두면 무슨 뜻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을 수 있어요. 그래서 무작정 노래 부르듯이 외우거나, 빽빽이 적어가면서 팔이 아팠던 경험이 있을 것 같은데요. 수학과 경제와 같이 그래프를 그릴 수 있는 경우에는 우선 그림을 이해하고 출발하는 것이 중요해요. 식과 그래프를 상호 검증하면서 발전해 온 학문이기도 하고, 암기로 핵심 내용을 어찌저찌 넘긴다고 해도 다음 과정을 배울 때 걸림돌이 되기 때문입니다.
통합 사회 과목을 공부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른 거래량과 가격의 변화 관계를 배운 적이 있을 것 같아요. 요즘은 국어 비문학에서도 경제 상식은 필수입니다. 그래서 ‘수요 증가 → 가격 증가, 거래량 증가’, ‘공급 감소 → 거래량 감소, 가격 증가’와 같이 표를 열심히 외웠을 텐데요. 수요와 공급 곡선 그래프를 보면서 다시 한번 이해해 봅시다.

경제 그래프는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수요 곡선(빨간색) 위의 점은 ‘~ 가격에서 ~개의 수요량이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노란색 형광 표시된 부분은 초코파이가 만원이더라도 200명은 먹고 싶다는 의미가 되겠죠?
그런데 초코파이의 인기가 너무 올라가서 같은 가격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먹고 싶어 진다면 그래프를 어떻게 그려야 할까요?(수요가 증가) 바로 수요 곡선2(갈색)처럼 평상시의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한 형태를 만들게 되겠죠. 이렇게 이동한 갈색 선의 수요 곡선을 다시 한번 해석하면 초코파이가 만원이라도 먹고 싶은 사람은 400명으로 늘어났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요가 증가한다는 건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급 곡선이 가만히 있다면 이에 따라서 균형 거래량과 가격도 함께 증가하게 되겠죠. 경제 그래프를 이해하고 나면 글을 열심히 읽을 필요 없이 시험장에서 두 줄만으로도 충분히 수요와 공급 변화에 따른 거래량과 가격의 변화 문제를 풀 수 있을 겁니다.
암기비법 둘, 반복하기
선생님 암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요? “반복입니다” 그러면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반복입니다” 그러면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방금 답으로 “반복”을 떠올리셨다면 암기에 있어 반복의 중요함을 몸소 깨달으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심리학자 에빙하우스는 사람이 시간이 지날수록 학습한 내용을 얼마나 잊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그 유명한 ‘망각곡선’을 발표하였는데요. 일주일의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오늘 공부한 내용 중에서 단 25%만을 기억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암기를 해도 이렇게 많이 사라져 버린다니 조금은 속상하죠?
하지만 망각 곡선을 극복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바로 반복하는 것인데요. 한 번 학습한 내용을 다시 학습하고 나면 망각 속도가 느려진다고 합니다. 특히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망각 속도는 더더욱 느려지고, 장기 기억으로 형성되는 양도 많아진다고 해요. 그렇다면 어떻게 2주라는 짧은 시험기간 동안 반복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까요? 제가 활용했던 내신 대비를 위한 “반복” 방법을 공유해드리려고 합니다.
첫째, “1-2-4-7-10-시험 전날” 패턴으로 반복한다. 반복을 할 때는 반복의 주기가 정말 중요해요. 너무 가까우면 내가 잘 잊어버리는 내용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고, 너무 멀면 내용을 처음부터 다시 외워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인데요. 암기법을 알려주시는 많은 공부 인플루언서 분들도 저와 같이 약 3일 정도의 주기를 두고 반복하기를 추천하고 있어요. 이는 앞서 알려드린 “망각 곡선”에 따른 가장 효과적인 주기이기도 하지만, 공부량 측면에서도 적절하기 때문이에요.

외워야 할 과목이 하나가 아닌데, 모든 암기를 하루에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적절한 분량으로 나눠서 공부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때 반복 주기는 나눠진 분량을 무리 없이 학습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단원 공부의 주기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2단원, 3단원 암기를 진행하는 방법으로 말이죠. 또한 2차, 3차 복습 정도가 되면 암기 속도가 점점 빨라져서 전체적으로 공부가 쉬워진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어요.
둘째, “ANKI”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도움을 받는다. 최근에는 이러한 “망각 곡선”을 활용한 앱이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ANKI”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ANKI는 자동으로 반복 주기에 맞춰 암기할 내용을 제시해 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요. 다만, 본인이 직접 암기 내용을 입력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법을 익히고 나면 분명 도움이 될 테니까, 한 번 사용해 보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다양하게 나와있는 암기 툴을 사용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은 없는지 찾아보세요.


암기비법 셋, 연상하기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전하는 암기비법은 바로 “연상하기”입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아무리 반복을 많이 해도 잘 외워지지 않는 단어가 있고,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개념이 있을 수 있어요. 저 역시 암기가 힘들어서 공부를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요. “연상하기”라는 방법은 바로 이럴 때, 내가 정말 암기하고 싶은데 잘 외워지지 않을 때 쓰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그래서 많이 사용하면 오히려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니, 정말 필요할 때 사용하기로 해요.
첫째, 특정 소리와 행동으로 함께 외우는 방법입니다. 우리 뇌는 예를 들어 ‘영어 단어 암기’를 할 때 단어와 뜻만 기억하지 않아요. 단어를 외우는 시점의 청각, 후각, 미각 기억을 모두 함께 “맥락 기억”으로 저장한다고 합니다.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거나, 특정한 향을 맡으면 어떤 이미지가 그려지는 것들이 이러한 ‘맥락 기억’의 예시인 것이죠.
그래서 기억에 남을 만한 행동이나 소리가 있다면 우리는 행동, 소리와 함께 있었던 맥락 기억을 활용할 수 있는데요. 배를 3번 두드리면서 “열대 기후의 특징 3가지”를 외운다거나, 볼을 꼬집으면서 정말 외워지지 않았던 “특정 개념의 단어”를 암기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러면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 뇌는 행동과 함께 외웠던 내용을 기억해 낼 수 있답니다.
사실 이 방법은 암기할 때보다는, 면접이나 긴장되는 상황에 앞서 편안했던 기억과 행동을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많이 활용한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익숙한 공간에서 편안한 감정을 느낄 때, 특정 행동을 지금의 정서와 연결시켜 두는 것이죠. 그리고 실제 면접 장소에 들어가서 긴장감을 느낄 때, 연결해 둔 특정 행동을 함으로써 편안함 감정을 불러오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꼭 암기가 아니더라도 활용해 볼 수 있겠죠?
둘째, 나만의 이야기를 부여하는 방법입니다. 앞서 “이해하기” 방법이 외워야 할 개념 그 자체가 이유와 결과를 제시하는 방법이라면, 나만의 이야기를 부여하는 방법은 내가 기억하기 쉬운 형태로 맥락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울림소리를 외우는 연상법 중 하나인 “노란 양말”인데요. 울림소리를 기억하기 위해서 “ㄴ, ㄹ, ㅇ, ㅁ”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이미지로 노란색 양말을 기억하는 것이죠. 시각적 이미지를 활용해서 개념을 암기하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이렇게 연상하기 방법을 사용할 때는 자신과 관련된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예를 들어, 조선시대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암기해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럴 때, 단순히 글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현웅(각자 자신이라고 생각해 주세요)이가 타임머신을 타고 가다 조선시대에 떨어졌는데 머리는 상투를 틀었고, 동지라서 팥죽을 먹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만들고 머리로 상상해 보는 것이죠. 각자 머릿속으로 상투를 틀고 앉아서 팥죽을 먹고 있는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이렇게 이야기를 통해 맥락이 형성된 정보는 더 오래 기억될 수 있답니다. 또한 국어 문법 공부를 하다가 유리창을 보고 ‘유리’= ‘유음은 ㄹ’처럼 연상할 수 있는 단어를 연결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무래도 암기는 내신 시험 준비에 있어 귀찮은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영역이기도 합니다. 모든 내용을 시험지에 적어둘 수 없고, 또 어떤 과목은 기억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기도 하니까요. 대학 가면 안 쓸 내용인데 내가 왜 외워야 하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이왕 외우는 김에 “내가 암기하고 있는 내용은 왜 중요한 거지?”, “이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는 없을까?”를 고민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무언가를 기억해 보는 경험, 궁금함에 무언가를 찾아보는 경험은 분명 대학교에서도 활용될 테니까요. 칼럼에서 추천해 드린 방법들을 꼭 하나씩 적용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암기법을 찾아가길 기원하겠습니다. 중간고사까지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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