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탭의 첫 시작은 2016년 학습 질의응답 서비스 <오누이> 앱이었습니다. 설탭 CEO인 제스와 CTO 아이라가 한 창업 아카데미에서 만나 ‘학생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든든한 학습 도우미가 되어 줄 서비스를 만들자’는 일념하에 기획한 것으로 출발했어요.
이 앱은 고등학생 유저들이 학습에 대한 질문을 업로드하면 그 풀이 과정과 정답을 대학생 튜터들이 알려주는 식의 서비스였어요. 그 취지에 맞게 언제 어디서든 많은 고등학생의 학습 궁금증을 해결해 주며 큰 관심을 받았죠.
창업 초기엔 제스와 아이라가 대회에서 받은 상금 1천만 원을 비용으로 가지고 1년 이상 버티며 일에만 몰두했다고 해요. 오롯이 서비스 개발과 창업에 대한 열정만 가지고 달렸던 거죠. 미래가 예측되지 않고 불안한 가운데서도 이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과 그 가치를 향한 믿음으로 포기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 숱한 서비스 개선과 피봇을 거쳐 2019년 NO.1 SKY 과외 서비스 <설탭>이 탄생했고, 점차 고도화하면서 오늘날의 설탭이 되었습니다. 서비스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1만 명이 넘는 SKY 출신의 검증된 선생님 풀을 확보하고 설탭 자체 보유 콘텐츠 등을 강점으로 출시 이후 3년 동안 연평균 230%씩 성장해 왔어요.
오누이 앱부터 현재 설탭까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그 히스토리에는 제스와 아이라의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과연 설탭과 오누이는 어떻게 탄생을 했는지 그리고 설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견해는 어떤지 CEO 제스와 CTO 아이라 인터뷰를 통해 묻고 들어봤습니다.
설탭을 사용하는 유저는 물론 창업이나 에듀테크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도 유용한 이야기가 될 거예요.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제스 안녕하세요. 저는 오누이를 창업한 9년 차 대표 제스입니다. ‘좋은 기술과 서비스를 가지고 더 많은 학생에게 1대 1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방법은 없을까?’하는 순수한 바람으로 오누이를 창업해 지금까지 이끌어 왔고, 현재는 설탭을 궁극의 개인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갖춘 플랫폼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최근엔 저와 구성원들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미션을 빠르게 달성하는 방법 또한 고민 중이에요. 그래서 리더십과 매니지먼트 역량도 공부하고 있답니다.
아이라 안녕하세요. 오누이에서 CTO로 일하고 있는 아이라입니다. 설탭 시스템 개발 총괄을 맡고 있어요. 저 역시 배움을 즐기는 타입이에요. 폭넓은 르네상스 시대의 전인을 꿈꾸면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서비스와 기업, 구성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선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잘 반영하기 위한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어 갈지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거친 비즈니스 환경에서 도태되지 않고 자생 및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설탭이 단순히 개개인이 모인 그룹이 아닌 팀워크를 발휘하는 ‘원 팀(one team)’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2016년 두 분이 함께 오누이 정식 버전을 론칭한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요. 그 히스토리를 안 여쭤볼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함께 창업하게 된 건가요?
제스 운이 참 좋았어요.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SK플래닛이 주최하는 T아카데미 창업교육센터에서 모바일 서비스 전문가 과정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수료하게 되었는데요.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팀이 직군에 맞는 교육을 받고 서로 다른 직군의 사람들이 팀을 만들어 서비스 하나를 론칭하는 게 목표였어요.
먼저 교육을 시작한 기획자 팀이 아이디어를 다듬고 개발자와 디자이너 앞에서 발표를 했어요. 그 발표를 보고 기획자에게 팀 빌딩을 제안하는 식이었습니다. 저는 기획자로, 아이라는 개발자로 참여했어요.

설탭 CEO 제스와 CTO 아이라
당시 서로에 대한 업무적 인상은 어땠나요? 왜 함께 일하고 싶다고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제스 팀 빌딩 과정에서 제가 오누이는 이름처럼 ‘학생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든든한 학습 도우미가 되어 줄 것이고 특히 개인 맞춤형 교육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만들 것이다’라고 소개했어요. 그때 아이라가 ‘교육의 기회 평등’이라는 방향성에 크게 공감하여 조인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뜻을 같이할 수 있는 데다 실력 있는 개발자라는 것이 가장 큰 강점으로 느껴졌어요. 또한 정말 나이를 알 수 없이 젊게 사는 외모와 정신에서 건강한 에너지가 느껴졌고, 동료로서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라 서비스 기획 발표 자리에서 올블랙 차림의 제스가 전달력 있게 프레젠테이션을 했어요. 저도 교육에 대한 문제를 풀고 싶어 같은 분야의 서비스 창업을 생각하고 있던 차였죠. 좋은 교육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에게도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제스의 기획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같은 팀이 되어 함께 몇 주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남다른 열정과 책임감이 느껴져서 같이 창업을 해도 되겠다는 판단을 했어요.
그럼 아카데미 이후 바로 창업하게 된 건가요?
제스 네, 그럼 셈이죠. 그때 심사위원이 당시 에듀테크 스타트업 <노리>를 이끌던 김서준 해시드 대표인데요. 그분께서 창업까지 도전해 보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저희 팀원 분들께 의사를 여쭤봤고, 저와 아이라 그리고 다른 한 분까지 세 명이 함께 창업을 하게 되었어요.
아이라 그때 10팀 이상이 참가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 창업으로 이어진 팀은 2~3팀 밖에 없었고요. 지금까지 이어온 팀은 아마 저희밖에 없지 않을까 싶네요.
처음 질의응답 서비스인 오누이를 만든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스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였어요. 과외를 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떠오른 게 있었는데요. 바로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문제를 물리적으로 멀리 있는 선생님이 풀어줄 수는 없을까?’하는 생각이었어요. 교육에 관심이 많던 아이라도 이 취지에 크게 공감을 하여 오누이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아이라 그 이전에도 계속 교육 서비스를 생각하고 준비하던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스의 아이디어가 무척 끌렸어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함께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좀 더 어린 고객을 대상으로 생각했어요. 유아 쪽을 생각했는데 이렇게 중고생을 위주로 하게 될 줄은 몰랐죠.
이렇게 아이디어는 나왔지만 초반엔 정말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제스 정말 어려움이 많았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는지 모를 정도예요. 그때 처음 1년 정도는 수입도 없었고 대회에 나가서 탄 상금으로 점심밥만 해결하곤 했어요. 1년 동안요. 다시 생각해 보면 정말 힘든 시간이었어요.
아이라 그게 정말 창업에 진심인 사람들이니까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제스 맞아요. 그렇지 않았다면 절대 그렇게 못 버티죠. 사무실도 없어서 공동 창업자 3명 중 저와 아이라 외에 다른 한 분의 집에서 일을 했어요. 아주 열악한 환경이 계속 이어졌는데 그래도 그 과정이 재밌었어요.
아이라 첫 배포까지도 꽤 오래 걸렸죠? 정식으로 창업하자고 마음을 모았기 때문에 서비스를 대충 내진 말자고 생각했어요. MVP는 이미 T아카데미에서 한 번 만들었기 때문에 그걸 토대로 배포 버전까지 다듬는 작업을 거의 매일 그 공동창업자 친구 집에 모여 동고동락하면서 진행했어요.

학생이 질문을 하면 대학생 선생님이 답변을 알려주는 방식의 오누이 앱
첫 배포 이후 당시 업무량은 어땠나요? 아무래도 적은 인원이 운영하다 보면 한 사람이 많은 일을 해야 했을 것 같아요.
제스 초기에 정말 적은 인원으로 움직일 때는 제가 기획, 운영, CS를 모두 맡아서 일했어요. 인원이 적다 보니 기획을 다 같이 하기도 했고요. 업무가 많이 섞여있던 것 같아요. 그런데도 갈등 없이 해야 하는 일들을 부지런히 잘 나눠서 했어요. 초기일수록 더욱 사람과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때 좋은 멤버들과 함께 해서 모든 일이 가능했고, CS를 통해 유저의 의견을 제가 가장 먼저, 그리고 멤버들이 곧바로 다 알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맨 처음 1억 정도의 금액을 투자받았다고 들었어요. 첫 투자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세요.
제스 투자 없이 1년을, 창업경진대회에서 받은 상금 1천만 원으로 점심값만 해결하면서 급여 없이 일을 했었고 그렇게 해서 월 매출 2~300만 원까지 만들었어요.
그 결과를 가지고 프라이머에 지원했지만 바로 투자를 받은 건 아니었어요. 몇 달 더 소통하면서 우리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한 끝에 프라이머와 엔젤 투자자 한 분께 1억 원 좀 안 되는 금액을 처음 투자받았어요. 저희가 어떻게 문제를 찾고 정의하고 이런저런 시도를 하면서 발전하는 그 과정을 보시고 투자해 주셨던 것 같아요.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창업한 입장이라 회사에 취업해 보는 경험 이전에 투자를 받는 경험을 한 거라 뭔가 비교할 순 없겠지만 첫 직장에 합격한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떤 면에서는 1년 넘는 불확실한 시간을 멤버들과 견뎌낸 끝에 결실을 얻었다는 게 정말 기쁘고 감사한 일이었어요.
프라이머 팀, 엔젤 투자자 분, 그리고 공동창업했던 멤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해지네요.(웃음)

2021년엔 설탭이 한국 소비자 대상 교육 과외 부문 1등을 차지했다
정말 울고 웃으면서 만들었을 것 같은데요. 그렇게 만든 앱을 또 피봇 했어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스 오누이 앱만으로는 사업성에 한계가 왔다고 느꼈어요. 재무적으로도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였고요. 그 당시 회사 수익성에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과외 시장에서 오누이 플랫폼이 대체제가 아닌 보완재로써의 역할에만 그치는 수준이라 인건비조차 충당하기 어려웠죠. 굉장히 뼈아픈 이야기지만 그때 인원의 절반을 내보내야 했어요. 그리고 남은 인원들끼리 피봇에 올인을 했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해보자고 남은 직원들을 설득했어요.
아이라 그때 우리가 데스벨리를 겪는 동안 QA에 한계를 느꼈어요. 단순한 질의응답으로는 학생들이 장기적으로 학습이 이어지도록 하기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오누이 마지막 업데이트 때 튜터링 서비스를 추가해 봤어요.
제스 스마트폰 카메라만 켜서 간단히 과외를 해본 거죠. 10분 단위로 짧게 인스턴트로요. 그런데 처음 기대보다 고객들의 반응이 괜찮았어요. 그런 서비스를 구현한 곳이 없었거든요. 내가 문제를 풀다가 막혔을 때 원격으로 선생님을 만나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없었죠.
그때 가능성을 봤겠어요!
제스 네, 어느 정도 성과가 나기 시작했는데 마침 애플펜슬이 출시된 거예요. 아이패드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거죠. 거기에 웹솔루션 페이지콜이라는 서비스가 있는데, 거기 포트폴리오 기술들을 보면서 태블릿으로 과외를 제대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설탭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설탭 히스토리 2편과 3편에서는 본격적인 설탭의 탄생 이야기와 성장 스토리가 펼쳐집니다.
수차례 피봇을 거쳐 설탭을 론칭하고 이후에도 생각지도 못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는데요. 디바이스적 문제부터 서비스와 관련한 의사결정, 그리고 2019년 시리즈 투자 A를 거쳐 최근 리브랜딩까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생생한 이야기입니다. 설탭의 개발 방식과 문제 해결 시스템, 스타트업과 브랜딩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흥미로운 소식이 될 것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