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 16, 2024
책상 앞에서 문제 푸는 것만 공부라고?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이수현 멘토입니다. 벌써 후반전으로 접어든 겨울방학,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집에서 혼자 관리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방학에는 주변 친구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쫓기든 공부를 하게 되죠. 하지만 단순히 책상 앞에 앉아 교재를 읽고 문제를 푸는 것만이 공부의 전부는 아닙니다. 흔들림 없는 목표를 가지고 능동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나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지식을 늘리는 일도 필수적이죠. 그래서 오늘은 딱딱한 공부에 지친 여러분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자칫 놓치기 쉬운 독서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리가 지금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우리는 흔히 학생부종합전형, 즉 학종을 준비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독서가 무의미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죠. 하지만 입시를 치르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있어 독서는 정말 중요한 영역입니다. 다소 거창한 부제로 시작했지만 아래에 정리할 두 가지 이유를 찬찬히 생각해 본다면 여러분도 독서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독서를 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이자 가장 큰 이유는 목표를 가지기 위해서입니다. 아마도 오늘날 입시를 치르는 많은 학생들 중,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거예요. 기계적으로 외우고 풀어내야 하는 수많은 공식과 문제들 사이에서 재미를 발견하고 꿈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책의 도움을 받는다면 이 작업은 한층 쉬워지죠. 책을 통해 우리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이 어떤 분야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는지, 이러한 사실을 아는 것이 왜 중요한지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졌던 철학자들의 이론도 책을 통해 이들의 주장이 우리 사회의 어떤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일상생활과 연결해 훨씬 더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겠죠.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 과정에 어떤 사람들이 개입하게 되는지 알아본다면 그 과정에서 자신의 진로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추구하는 이상적인 자기주도학습의 모습이자, 동시에 이들 대학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주도적으로 관심사를 찾고 탐구하는 모든 대학의 인재상, 탐나지 않나요?
둘째로, 문해력과 속독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도 독서는 꼭 필요합니다. 수능 국어 과목은 한정된 시간 안에 빠르게 글의 핵심을 파악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평가합니다. 따라서 지문을 보며 중심 내용과 주변부 내용을 나누고 머릿속에 전체적인 개요를 담으면서도 빠른 읽기 속도를 유지해야 하죠. 다양한 문체와 형식으로 쓰인 책을 꾸준히 읽다 보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이 책은 어떤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쓴 것인지 생각하는 힘이 길러져 이를 잘 대비할 수 있습니다.
비단 국어뿐만 아니라, 여러 개념과 사례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수적인 사회탐구 과목들을 공부할 때도 독서 경험은 빛을 발합니다. 꾸준한 읽기 습관을 통해 내용 이해와 인과관계 파악이 쉬워질 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며 다져둔 배경지식을 통해 개념 학습에 도움을 받을 수 있죠. 따라서 해당 과목에 취약한 학생들에게는 방학 기간의 꾸준한 독서 습관이 이후의 성적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마중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선택부터 활용까지, 독서활용의 모든 것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요? 수능과 내신 공부로 바쁜 스케줄 속에서 한정된 독서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자신의 진로나 희망 전공과 연관된 비문학 책을 읽을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책 읽기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인문계열 학생이라면 사회, 역사, 문화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폭넓게 인용하고 활용하기 좋은 유명한 사상가들의 고전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플라톤의 <국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등이 좋은 예가 될 수 있겠죠.
제가 재학 중인 서울대학교에서는 입학 정보 웹진 아로리를 통해 ‘계열별 서울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리스트를 공개하고 있으니,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참고 자료로 활용해 보세요. 만약 책의 분량이 너무 많거나 난이도가 높아 완독 하기 버겁다면 가장 흥미가 가는 부분이나 자신의 생기부와 연관된 부분만 발췌독하는 것도 좋습니다. 절대적인 독서량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읽은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물론 꼭 재미없고 딱딱한 비문학 책만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진로와 연관된 내용을 다루는 문학책 역시 독서에 대한 흥미와 자신의 탐구 방향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죠. 저 역시 서울대학교에 합격하던 당시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 2권에 대해 묻는 자기소개서 문항에서 두 권 중 한 권을 고전 문학인 <회색 노트>로 골랐습니다. 저는 이 책의 내용과 연관 지어 학생의 개성과 흥미를 존중해야 한다는 교육관을 밝혔고, 이것이 ‘교육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라는 제 생기부의 기조를 잘 뒷받침해 주었기에 합격이라는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잠깐, 그런데 이제는 생기부에 독서기록도 제공되지 않고 자기소개서도 없어져서 독서를 열심히 했더라도 생기부에 드러내기 어려울 것 같다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독서 활동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여전히 있습니다. 바로 세특과 자율활동, 진로활동란을 활용하는 것이죠. 생기부에 ‘OOO책(저자명)을 읽고 ~~~ 한 호기심이 생겨 탐구를 진행하였음’ 등의 문구를 넣음으로써 자신이 특정 활동을 진행하게 된 배경도 밝히고, 독서에 대한 흥미도 강조할 수 있답니다.
남다른 시작이 남다른 끝을 만든다!
지금까지 설명한 독서의 중요성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강조해 온 내용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공부 시간을 재고 있던 스톱워치를 멈추고, 풀고 있던 문제집을 덮고 책을 펼쳐드는 일은 쉽지 않죠. 이것은 우리의 뇌리 깊숙이 책상 앞에 오랜 시간 동안 앉아 많은 양의 문제를 푸는 사람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관성적으로 공부하느라 놓치고 있던 부분을 보완할 때 우리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독서에만 치중하느라 공부를 등한시해서는 안 되겠지만, 공부와의 균형을 잘 맞춘 적절한 독서는 분명 여러분의 입시에 좋은 동반자가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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