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26, 2024
오늘 만난 탐험가는 수의사를 꿈꾸는 고1 유진이에요. 유진이의 인생은 동물과 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유년시절을 함께 보낸 가족과 같던 앵무새 첫눈이가 세상을 떠나면서 우리 주변의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동물들과 그들이 있어야 할 자연에 마음이 가게 됐고, 반드시 이 세계에 자신이 기여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죠.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진지하게 준비해 나가는 유진이의 포부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럼 지금부터 곤충과 동물, 자연과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는 유진이의 이야기를 시작할게요!
난 고양이 같은 사람이야, 한 번 물면 놓치지 않지
안녕. 나는 서울 중구에 사는 고1 함유진이라고 해. 5개월째 설탭으로 수학 공부를 하고 있어.
난 사람을 처음 만날 때 많이 어려워해. 엄청 말도 없고 도도한 고양이처럼 행동하지. 하지만 사실 이건 내 본모습이 아냐! 친해지면 엄청 활기차고 웃음을 주는 사람이거든. 공부를 할 때나 문제가 생겼을 때도 비슷해. 처음 보는 과목이나 유형을 보면 익숙해지기를 많이 어려워하는 스타일이야. 그렇지만 끈기가 있고 경쟁심이 있어서 계속 노력하며 해결하는 편이지. 그리고 한 번 물면 놓치지 않아.ㅎㅎ 문제가 생기면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해결하는 편이기도 해.
그리고 조금 사소하고 볼품없는 거일 수도 있지만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건 나의 털털한 성격이야. 물건을 샀을 때 하자가 조금 있어도 신경 쓰지 않고 덤덤하게 행동하거나 친구들이 작은 잘못을 해도 넘어가니까 마음이 조금 편하더라. 친구들도 나를 좋고 편하게 생각해 주니까 나는 이 성격이 너무 마음에 들어!
난 동물원을 싫어하는 동물애호가야
내 어릴 때 꿈은 사육사였고, 지금 꿈은 수의사야. 동물과 일한다는 점에서 조금 비슷하지? 아마 그때의 나도 동물을 엄청 좋아하고 사랑했을 거야.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때 야생동물병원 다큐멘터리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었는데, 큰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그래도 넓고 쾌적한 방사장에서 관람객들과 적정한 거리를 두고 살고 있지만 작은 동물원은 그렇지 않았어.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날씬한 동물들이 너무 불쌍해 보이더라.
그 이후로 나는 ‘동물원이 꼭 필요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결국 사육사라는 꿈을 접게 되었어. 하지만 다시 수의사라는 꿈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 불편하고 아픈 동물들을 돕고 동물권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졌어.
앵무새 ‘첫눈이’가 만들어준 꿈
한창 사춘기인 중학교 2학년 때 번아웃이 좀 심하게 왔었어. 왜냐하면 우리 가족이었던 앵무새 ‘첫눈이’가 죽었기 때문이야. 첫눈이는 첫눈이 오던 날 우리 집 베란다 밖에서 울고 있었다고 해. 그래서 우리 가족이 데려와서 키우게 되었지. 그런데 내가 태어날 때부터 함께였고, 내 친구이자 언니였던 앵무새가 갑자기 세상에서 사라진 거야. 감정이 뒤죽박죽인 사춘기 시절이라 더 슬플 수밖에 없었지. 그때는 우울감에 새벽에 부모님 몰래 울기도 했어.
그때 동물원 사육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접고 다시 꿈을 찾고 있던 중이기도 했는데, 우리 앵무새를 지키지 못했어도 다른 동물들은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수의사에 대해 계속 찾아보고 관련 정보도 많이 알아봤던 것 같아. 그렇게 앵무새가 나의 꿈을 만들어 준거야.
수의사를 꿈꾸며 보고 읽은 것들
내가 수의사를 꿈꾸며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수의사가 말하는 수의사>와 <동물에 대한 인간의 예의>야. <수의사가 말하는 수의사>는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는 수의사들의 일상, 보람 등을 알려줘.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어떤 수의사가 될 것인가를 많이 고민해 본 것 같아.
그리고 <동물에 대한 인간의 예의>는 표지의 강아지가 귀여워서 봤다가 감동을 받은 책이야. 이 책은 동물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다루고 있어. 책에서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재해석해보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 난 동물과 인간이 함께 살기 위한 행동과 마음가짐에 대해 많이 고민할 수 있었어!
또 요즘엔 넷플릭스 생물 다큐멘터리를 많이 봐. 보다 보면 점점 빠져드는 재미도 있고, 심지어 내가 아직은 갈 수 없는 곳까지 가서 직접 관찰하는 느낌도 줘서 좋은 것 같아.
꿈을 이루기 위한 나의 갓생 라이프
중1 때 야생동물 다큐멘터리에서 본 수의사분들은 내 눈에 마블 히어로보다 더 멋진 영웅들 같았어. 나도 나중에 그런 영웅들 중 한 명이 되고 싶어. 음..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선….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지?ㅎㅎ 그리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도 중요한 것 같아. 포유류뿐만 아니라 어류, 조류, 양서파충류, 곤충들까지 말이야.
또 영어를 매우 잘해야 해. 의학 쪽은 유독 영어로 된 단어나 문서들이 많아서 영어를 못하면 정말 어려울 거야. 그래서 난 요즘 시험공부도 열심히 하고, 시험 기간이 아닐 때는 책도 읽고 영상도 보면서 자연에 대해 공부하는 중이야. 나중엔 호주로 유학도 가보고 싶어서 특히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지. 이번 여름 방학에는 반려 동물 행동학을 조금이라도 배워보고 싶어!
덕질의 행복, 그리고 덕질 그만두고 새롭게 빠진 것
앵무새가 죽고 번아웃이 와서 우울감에 빠져있을 때쯤 내 친구가 요즘 인기 있는 아이돌이라면서 ‘스트레이트키즈’를 소개해줬어. 그때 무대 영상을 보자마자 우울한 기분이 싹 사라지는 느낌이었어. 노래도 내가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이고, 초등학생 때 그만뒀던 아이돌 덕질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에 마음이 두근거렸거든. 그때부터 스트레이트키즈를 좋아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점점 인생이 행복해지더라. 지금은 탈덕했지만 그때 나는 너무 행복했던 것 같아.
미쿠 코스프레
스트레이트키즈를 탈덕하면서 나는 점점 일본 서브컬처 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어. 탈덕하기 전에도 애니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때부터 점점 더 빠져든 것 같아. 애니뿐만 아니라 게임, 소설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어. 요즘은 코스프레에 빠져서 시험기간을 제외하고는 달마다 한 번씩은 꼭 하고 있어. 내가 코스프레를 좋아하는지 궁금하다구? 바로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되어볼 수도 있고 예쁜 옷(제일 중요!!)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야.
나의 롤모델, 제임스 헤리엇
내 인생의 롤모델은 영국의 수의사 제임스 헤리엇(James Herriot)이야. 아마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수도 있어. 소설과 동명의 영국 드라마인 <올 크리처스 그레이트 앤드 스몰(All Creatures Great Small)>의 저자이자 주인공이야. 작품을 통해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그의 시골 수의사 생활을 엿볼 수 있어. 난 이 책을 읽고 이분을 롤모델로 삼게 되었어. 평범한 농촌의 수의사 생활을 담은 책이지만 정말 재미있고 감동 어린 이야기들이 가득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
좀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나는 나중에 이분처럼 멋진 어른이 되고 싶어. 꿈이 수의사인 만큼, 동물과 자연에 대해 더 공부해서 동물권을 더 높이고 싶거든. 안정적인 직장인 수의사가 되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은퇴한 뒤에는 시골의 마당이 있는 넓은 집에서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살고 싶어! ㅎㅎ
인생 목표는 생태계 지키기!
나의 최종 인생 목표는 생태계를 지키는 거야. 요즘 지구온난화로 말이 많잖아? 사람들은 그걸 느끼고 있지만 잘 노력하지 않아. 그래서 나는 나중에 사람들에게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에 관해 알리고 사람들이 그것을 깨닫게 만드는 것이 인생의 최종 목표야. 내 이름이 세계에 알려지지 않아도 괜찮아. 그저 사람들이 자연을 사랑하게 되었으면 해.
지구온난화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요즘 뉴스에서도 많이 다루는 문제라서 많은 친구들이 환경 문제, 지구 온난화가 아주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거야. 더 심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비단 동물들을 위한 것만이 아니야. 환경 문제로 동물들만 고생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인간도 지금의 동물들처럼 매우 힘들어질걸?
최근에는 영구동토층이 녹아서 그 속에 있던 멸종된 동물들의 사체가 발견되기도 하지. 영구동토층이 해빙되면서 큰 피해가 발생하는 이유 중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바로 지구온난화야. 아직은 해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지만 러시아의 원유 생산 지역 피해나 서모카르스트 호수(영구동토층이 녹아 생긴 호수)의 메탄 발생은 얼마든지 우리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들이지. 그만큼 환경에 대한 문제는 세계인들 모두가 주목하고 노력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
북극호수 / 출처: 극지연구소
23년에 유퀴즈에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님이 나오셔서 지구의 골든타임이 7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얘기하셨어. 그럼 지금은 6년 밖에 안 남았겠지? 아주 촉박한 시간이지만 우리 모두가 노력한다면 심각한 지구 온난화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을 거야. 우리 모두 이 위험을 마주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공포심을 느껴야 해. 모두가 노력하면 파국은 피할 수 있을 테니까!
오늘의 탐험가 유진이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수의사란 꿈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은 물론, 동물과 자연에 대한 자신의 소신 있는 가치관에서 유진이의 뜨거운 의지가 절로 느껴지는 시간이었는데요. 저는 어쩐지 벌써부터 훌륭한 수의사가 된 유진이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유진이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른들이 더 숙고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여러분은 어떤 꿈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나요?
자신의 인생을 탐험하며 우리에게 폭넓은 인사이트를 전달해 준 유진 학생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앞으로도 쭉 설탭은 학생들의 꿈과 인생 탐험에 집중 조명하며 진솔한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다음 탐험가의 스토리도 기대해 주세요!
